오늘은 달리기를 쉬는 날

저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틀에 한 번씩 달리기를 합니다. 일요일 저녁에 달리기를 했으니 오늘은 달려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쉽니다. 


오늘은 쉽니다


우선 미세먼지가 너무 많습니다. 저는 공기의 질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달리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달리기를 위한 초미세먼지 마스크를 개발해보려는 생각까지 했겠습니까. 


또 지금은 등이 아픕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이틀 전 달리기를 한 후에는 멀쩡했고,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이상이 없었으니, 일요일 달리기의 문제는 아닌 거 같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면서부터 등이 계속 아픕니다. 아마도 잘 때 자세가 좋지 않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반년 가까이 스트레스 받을 일들이 많다 보니 잘 때도 이게 영향을 주는가 봅니다.


아무튼 오늘은 달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달리지 못해서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규칙적으로 달리는 사람들은 달리기를 하지 못할 때 오는 불안감과 불편함, 우울함 때문에 달립니다. 달리기가 좋아서 달리기도 하지만 달리지 않으면 안 좋아서 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이렇게 달리지 않는 것이 좋기도 합니다. 그냥 적당한 나태함도 좋고, 달리기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휴식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안 되겠지만 저는 최대 일주일 정도는 달리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이상 쉬어보기도 했는데 다시 달리는 게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달리기를 쉬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간이야 얼마가 되든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면 됩니다. 저는 달리기를 길게 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쉬어가는 시간도 그런 개념에서 보면 좋겠습니다.


가끔은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부지런한 것은 좋지만 전략적인 나태함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쉽니다. 대신 달리기 잡지를 느긋하게 읽습니다. 그 안에도 달리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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