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와 속도

오늘은 달리기에서 아주 중요한 페이스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페이스를 높여라! 라든가 페이스를 늦추라는 말은 많이 들었을겁니다. 페이스는 달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사용합니다. 하지만 달리기에서 페이스가 정확하게 어떤 개념으로 사용되는지는 잘 모릅니다. 대부분은 달리기의 빠른 정도를 이야기할 때 페이스보다는 속도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달리기를 하려면 페이스의 개념을 확실하게 알아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페이스는 [단위 거리를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위 거리는 1km를 말합니다. 미국의 경우 간혹 1mile가 단위 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mile(마일)이 아닌 km(킬로미터)를 단위로 사용하므로 페이스는 [1km를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가 [8분 30초]라고 한다면 1km를 8분 30초에 이동하는 속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반대로 속도는 [단위 시간 동안 이동하는 거리]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위시간은 1시간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속도는 [1시간 동안 이동하는 거리(km)]를 말합니다. 100km/h는 1시간 동안 100km를 이동 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우리는 속도 개념에 더 익숙합니다

보통은 속도의 개념이 더 익숙할 것입니다. 자동차나 자전거의 빠르기도 속도 개념으로 말하고, 물리를 배울 때도 속도의 개념을 배웁니다. 야구공의 빠르기도 km/h로 표시합니다. 그런데 왜 달리기에서는 페이스의 개념을 쓸까요?

달리기에서 페이스 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쉽게 계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많은 달리기 대회는 거리가 고정되어 있고, 그 거리를 얼마만의 시간에 달리느냐를 겨룹니다. 정해진 여러 가지 얼마나 멀리 가는지를 다투는 대회는 없습니다. 그래서 달리기 대회는 100m, 200m, 400m, 10km, 42.195km 대회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만약 페이스가 5분이라고 한다면 10km 대회에서는 기록이 얼마일까요? 간단합니다. 곱하기 10을 하면 됩니다. 즉 50분이 되는 것이죠.

대회에서는 시간이 기준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차이를 알기가 쉽습니다. 시속(km/h)는 그다지 촘촘하지가 않습니다. 에를 들어 10km/h와 12km/h는 숫자로 2의 차이일 뿐이지만 실제로 달려보면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10km/h는 페이스로 '6분 00초'이고 12km/h는 페이스로 '5분 00초'입니다. 무려 1분의 차이 즉 60초의 차이가 납니다. 인간이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속도는 40km/h 내외입니다. 마라톤 선수는 20km/h 정도의 속도로 달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우리처럼 건강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은 10km/h 내외로 달립니다. 실제 달리기로는 엄청 큰 차이지만 속도로는 겨우 1~2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페이스는 비교적 정확한 계측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0분 동안 달리기를 한 사람이 얼마나 먼 거리를 달렸는지 측정하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달린 거리를 줄자로 측정하기도 어렵고, GPS는 의외로 믿을게 못됩니다. 트랙에서 달렸다고 하더라도 정확하게 몇 km 몇 m를 달렸는지는 측정이 힘듭니다. 반대로 페이스는 스톱워치만 있으면 됩니다. 트랙에서 달린다고 가정할 경우 한 바퀴의 거리가 얼마인지만 안다면 됩니다. 예를 들어 트랙 한 바퀴가 200m라고 한다면 스톱워치를 켜고 5바퀴를 달린 시간을 측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1km당 이동 시간 즉 페이스가 나옵니다.

스톱워치와 이미 계측된 트랙만 있다면 페이스가 쉽게 계산됩니다

페이스에 익숙해지면 여러 가지면에서 달리기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다만 달리기 초보자들이 페이스의 개념이 익숙해지거나, 1분 혹은 10초 정도의 차이가 얼마인지 몸으로 익히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페이스의 개념을 생각하면서 몇 번만 달려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앞으로 저는 페이스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간혹 '속도'라는 단어를 쓰기도 하겠지만 제가 말하는 속도도 사실은 페이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페이스에 빨리 익숙해지세요. 그러면 달리기가 더 즐거워지고, 달리기를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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