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 마인드풀니스(마음챙김) 명상하기

오늘은 제가 즐겨 하는 조금은 독특한 달리기 명상 방법을 공유합니다. (딱히 이름은 없는데, 그냥 '러닝 마인드풀니스'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를 아시나요? 다른 말로는 '마음 챙김 명상'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네이버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마인드풀니스, 다른 말로 '마음 챙김 명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간은 1차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것을 다른 형태의 자극, 즉 2차 자극으로 받아들으면서 스트레스와 짜증, 심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세상으로부터 오는 다양한 자극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가짐에서 번뇌, 잡념, 고통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1차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집중하면서 다른 번뇌, 잡념,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훈련을 합니다. 유명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가 내포한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스티븐 코비는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인간의 삶에는 다양한 자극이 있고 우리는 거기에 반응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극과 반응 사이에 '선택'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것도 마인드풀니스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극 이후에 선택을 하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집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조금 어렵죠. 실제로 마인드풀니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의견들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다루려는 건 마인드풀니스의 기원이나 정확한 개념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의미를 알아보는 정도에서 넘어가겠습니다.

저도 그동안 마인드풀니스와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어봤고, 또 마인드풀니스 앱도 많이 사용해봤습니다. 지금도 습관 관리 앱을 이용해서 하루 6분 정도는 마인드풀니스를 합니다. 아마 제 직장 동료들은 제가 근무 중에 눈을 감고 허리를 세우고 호흡에 집중하는 모습을 봤을 겁니다. 많은 마인드풀니스 앱은 호흡에 집중하도록 만듭니다. 애플워치와 애플헬스에도 이런 기능이 있죠.


저는 마인드풀니스의 효과가 제법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주의를 호흡이나 신체 일부분에 집중하다 보면 잠시 뇌가 쉬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주의 환기도 되더군요.(물론 이게 마인드풀니스의 전부는 아닙니다) 이렇게 나름 마인드풀니스의 효과를 보다 보니 "달리기를 하면서 마인드풀니스를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을 감고 달려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달리기를 하면서 눈을 감을 수는 없죠. 실제로 해봤는데 너무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마인드풀니스라는게 잠시 주의를 다른 곳에 집중하고 다른 것들을 잊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면서 집중할 거리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찾았죠. 바로 스텝입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처음에는 몸이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만 어느 순간 몸이 편해지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달려나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저는 그때 제 스텝을 세기 시작합니다. 보통은 500~600까지 세어보는데 좀 더 세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달리기를 하면 오만가지 잡생각이 다 듭니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 집안일, 먹고 싶은 것, 미래의 불안, 과거의 후회, 지나가는 사람들의 멋진 신발, 아름다운 이성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가죠. 하지만 스텝을 세기 시작하면 이런 생각들이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달리기의 리듬만을 느끼게 됩니다. 억지로 다른 생각을 지우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텝을 잘 못 세지 않도록 최대한 집중하면 됩니다. 저는 100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다른 생각들이 사라지고 달리기 스텝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달리기의 스텝은 일종의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음악을 들으면서 비트에 맞춰 우리 손가락이 움직이듯, 편안하게 달리게 되는 그 순간의 스텝은 무리 몸이 연주하는 음악의 비트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비트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것들을 잊어버리게 되죠. 그때 느껴지는 감정의 편안함은 회사에서 마인드풀니스를 했을 때와 비슷합니다.

계수기로 숫자를 센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숫자에만 집중하세요.

마음이 복잡한 일이 있거나,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달리기를 하면서 마인드풀니스를 해보세요. 달리기를 하면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마인드풀니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텝 카운트
달리기 스텝을 세어봅니다. 처음 하실 때는 목표를 100 정도로 잡고 점점 숫자를 늘입니다. 보통 100 정도까지는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숫자를 셀 수가 있지만 200, 300이 넘어가면 숫자에 집중하게 되고, 그러면서 마인드풀니스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호흡에 집중하기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호흡이 규칙적인지, 호흡은 부족하지 않은지, 모든 신경을 호흡에 집중합니다. 자신의 입 모양을 상상하고 여러분의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산소를 상상해보세요. 이렇게 몇 분을 달리면 됩니다

리듬에 집중하기
스텝의 숫자를 세는 게 힘들다면 규칙적인 스텝, 그러니까 달리기의 리듬에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왼발과 오른발이 땅에 닿는 순간의 리듬이 규칙적이 되도록 집중하면 됩니다. 이런 훈련은 마인드풀니스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페이스를 유지하는 훈련도 됩니다.

처음 하는 분들이라면 스마트폰에 메트로놈 앱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대략 140~160bpm 정도에서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bpm을 찾아보고 그 리듬에 따라 발걸음을 맞추면서 달리는 것입니다.

자세 스캔하기
얼마 전 알려드린 머리부터 발까지 자세를 스캔하는 것도 잘 응용하면 마인드풀니스의 효과가 있습니다. 머리에서 발까지 자세를 스캔하고 다시 발에서 머리로 자세를 스캔하고 이것을 아주 천천히 4~5번 정도 해보는 것이죠.

그 외 다양한 방법들
여러분만의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서 마인드풀니스를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잘 맞는, 여러분만의 독창적인 '러닝 마인드풀니스'를 찾아보세요. 이런 방법이 완벽한 마인드풀니스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두뇌를 쉬게해주는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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