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트레드밀)에 대해서

운동을 위해서 소위 말하는 헬스센터(짐)에서 운동을 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러닝머신(트레드밀, 이하 러닝머신)을 사용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대형 아파트 단지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짐이 있어서 무료로 러닝머신을 이용할 수 있죠. 오늘은 러닝머신에서의 달리기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러닝머신에 대해서 대화를 해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러닝머신에서 달려도 밖에서 달린 것과 같은 운동 효과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저의 답은 '상당히 비슷하지만 의외로 다른 부분이 많다'입니다.



비슷한 건 달린다는 행위입니다. 어쨌든 달리는 행위는 같습니다. 걷기와 달리기의 차이가 두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있느냐인데요. 러닝머신에서 달려도 두발이 동시에 떨어집니다. 그러니 러닝머신에서 달려도 밖에서 달린 것과 비슷한 효과를 봅니다. 둘 다 유산소 운동이기도 하고요. 밖에서 달릴 수 없는 사람들이라면 아예 달리기를 안 하는 것보다는 러닝머신에서라도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자발성, 주도성의 여부입니다. 달리기는 발을 움직이고, 지면과의 작용 반작용을 이용하여 몸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운동입니다. 즉 내 몸을 앞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내 발을 이용하여 몸을 앞으로 밀어내는 것이죠. 자발적이다. 주도적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합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내 다리가 스스로 내 몸을 밀어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러닝머신은 바닥이 움직입니다. 바닥이 움직이기 때문에 나는 다리를 움직여야 합니다. 다리는 달리기와 같이 움직이지만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죠.

자발성, 주도성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이 한결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누군가 평균 페이스 7분으로 달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은 1Km의 거리를 완벽히 동일한 7분 페이스로 달렸을까요? 아닙니다. 페이스는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입니다. 이 사람의 페이스는 7분 동안 계속 변했을 겁니다. 내 몸의 상황, 정신력에 의해서 페이스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즉 페이스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죠. 하지만 러닝머신은 땅이 동일한 속도로 움직입니다. 내 몸이 그 페이스를 맞춰야 하죠. 여기서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동일한 페이스, 동일한 자세로 계속 몸을 움직이려면 엄청난 균형감각과 조정 능력이 필요하고,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하고 나면 상당히 피곤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근육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러닝머신에서 훈련하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페이스 유지나 페이스 단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러닝머신은 좋은 선택입니다.

그리고 러닝머신을 사용하는 환경은 대부분 실내입니다. 그래서 우리 눈의 초점은 멀리에 맞춰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인지부조화가 발생합니다. 저처럼 외부에서 달리기를 많이 한 사람이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면, 달리기를 마친 후에 어지러움을 심하게 느낍니다. 마치 멀미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달리기에 대한 감각이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러닝머신에서 달리면서 TV를 보는 분들은 더 심합니다.

마지막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주변이 변하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대로 달리기를 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러닝머신에서는 달리기를 하지 않습니다.



러닝머신을 하는 분들은 비 오는 날에도 달리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비 오는 날 달리기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더불어 눈 오는 날 달리기도 좋아합니다) 러닝머신의 장점은 저에게 크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정말 달리기를 좋아하고 싶고, 잘 달리고 싶고, 대회를 준비 중이라면 가급적 실외에서 달리기를 하라고 권해드립니다. 하지만 실내 운동이 좋고, 다른 운동과 병행해서 하려고 하고,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것도 분명 좋은 운동입니다. 여러분의 니즈에 맞게 달리기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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