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달리기 준비

제목을 보시고 '아직 더운데 가을 달리기?!'라고 하실 분들도 있으실듯합니다. 비가 오는날은 꽤 추워지기는 합니다만 아직 덥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을은 금방 다가옵니다. 지금부터 조금씩 가을 달리기를 준비해두셔야 합니다. 꽤 비용이 들어가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매일 커피값을 아껴두면 좋을 듯하네요. 하루에 5천 원 정도라면 9월 말까지 15만 원 정도가 모이니까 재킷 하나 정도는 살 수 있을 겁니다. 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가을 달리기를 위한 준비 사항들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재킷
흔히들 바람막이, 점퍼라고 부르는 상의입니다. 외부의 차가운 공기, 바람을 막아주면서 몸에서 나오는 땀과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을 달리기를 하려면 재킷은 필수입니다. 그런데 재킷은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저렴한 재킷은 3~4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고, 유명 브랜드의 고가의 재킷은 20만 원 가까이, 혹은 수십만 원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렇게 비싼 제품들은 저마다 <하이 테크놀로지>를 자랑하죠.

하지만 막상 입어보면 그게 그겁니다. 저는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 고가의 옷들을 많이 입어봤는데 이제는 그렇게 비싼 옷들은 구매하지 않습니다. 몇 가지 선택 기준을 잡고 그것만 만족하면 브랜드가 유명하지 않아도 구매합니다. 혹은 몇 년 지난 재고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씁니다.

저기 위에 있는 대한통운 택배와 같은 색상의 재킷을 입습니다

제가 입는 재킷은 저기 위에 있는 2014년에(2015년인가?) 나온 뉴발란스의 재킷입니다. 화려한 색상이 대한통운 택배차량과 같아서 사람들이 택배 재킷이라고 놀리는 옷이죠. 뭐 괜찮습니다. 전 저 옷을 재고 정리로 3만 원(정가는 10만 원이 넘어요)에 구매해서 3년 정도 잘 입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3년은 더 입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재킷을 고르는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벼울 것
2. 내부 습기가 빠져나가는 통풍구가 하나라도 있을 것
3. 야간 달리기를 위한 반사광이 조금이라도 있을 것
4. 후드가 있을 것
5. 목까지 잠글 수 있을 것
6. 이쁠 것(이건 실패했네요)
7. 저렴할 것

제가 입는 저 옷은 이 대부분을 만족했습니다. (사람들이 "대한통운"을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정말 이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킷을 처음 사는 분들에게는 2번과 6번을 강조합니다. 특히 내부 습기를 밖으로 빼는 통풍구가 있는지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달리기를 위해 만들어진 재킷은 등이나 겨드랑이 부분에 습기를 빼는 통풍구가 있습니다. 이 통풍구는 구멍이 나있거나 매시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게 없으면 달릴 때 몸 안의 습기가 빠지지 않아서 몸의 온도 조절이 힘듭니다. 가급적 습기 조절을 위한 통풍구가 있는 옷을 구매하세요.

하지만! 비용에 여유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정말 이쁜 고가의 재킷을 하나 질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달리기를 하는 멋진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세요. 멋진 옷을 구입하고 벽에 걸어두면 왠지 나가서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고, 이것처럼 좋은 동기부여도 없죠.

모자 바꾸기
여름에 사용한 땀 흡수가 빠르고 건조가 빠른 모자는 가을에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슬슬 추워지는 바람에 머리가 빨리 식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머리가 식으면 두통이 오기도 하고, 감기에 걸리기도 쉽습니다. 여러분은 대부분 달리기가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물론 맞습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마친 직후에는 여러분의 면역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그때 몸이 식으면 감기에 걸리기가 쉽죠. 가을철 달리기는 바람을 막아주고 머리의 열을 빨리 식지 않도록 해주는 모자가 좋습니다. 그리고 면 소재의 모자는 절대 안 됩니다. 100퍼센트 감기 걸립니다.

하지만 의외로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모자는 별로 없을 겁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메이커에서는 더더욱 없고, 그나마 등산 메이커에 이런 모자가 있지만 디자인이.. 너무 등산 스타일이죠. 그럴 때는 여름 모자보다 조금 두꺼운 모자를 구매하시면 됩니다.(물론 면 소재는 절대 안 됩니다)

장갑 하나 사두기
아주 얇은 장갑 하나가 있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주머니나 힙색에 넣어서 다니면 됩니다. 가을에 달리기를 하다 보면(저처럼 나이가 적당히 있다면.. 더더욱) 갑자기 손발이 차가워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람이 갑자기 매섭게 불면서 손이 시리기도 하죠. 그럴 때는 아주 얇은 장갑 하나만 있어도 달리기가 정말 수월해집니다. 우리 몸의 말단부(손, 발)은 혈액이 돌아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보온이 정말 중요합니다.

문제는 유명 메이커들도 달리기를 위한 장갑 제품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등산 용품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가을 산행을 위한 등산 장갑들 중 하나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손등 부분에 바람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달리기를 하면 손가락 위, 손등 부분이 정말 빨리 차가워지거든요. 가벼우면서도 손 등의 바람을 막을 수 있는지 잘 확인해보세요. 저는 12년 전에 방배동의 스포츠용품점에서 2만 원 주고 구매한 중소기업의 등산 장갑을 지금도 사용합니다.(오래돼서 그런지 이제는 바람을 잘 못 막습니다.)

양말 바꾸기
여름에 달리기를 시작했거나 여름용 달리기 양말을 구매하신 분이라면 이제 슬슬 일반 달리기 양말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발목이나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양말이라면 더 좋습니다. 가을에는 긴 바지를 입기에 약간 애매한 시기이기 때문에 양말이 조금 긴 것이 있다면 애매한 날씨에 신고 나가기 좋습니다.

달리기 코스 만들기
집 앞에서 웜업으로 시작해서 집 앞에서 쿨다운이 끝나는 달리기 코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가을에는 갑자기 한겨울처럼 추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때는 몸의 열이 적은 상태로 외부에 오래 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구글, 네이버, 다음 등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서 달리기 코스를 만들어보세요. 주말을 이용해서 미리 달리기 코스를 답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건널목을 건너야 하는 경우라면 건널목의 신호 체계도 잘 살펴보세요. 중간에 있는 건널목을 미리 건너야 할지 좀 더 달려나가서 건너야 할지도 잘 계산해봐야 합니다. 신호는 몇 초간 있는지도 미리 살펴보세요. 이렇게 달리기 코스를 계산하고 짜다 보면 왠지 내가 프로 선수가 된듯한 느낌도 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달리기 코스에 애정도 갑니다. 그러면 달리기가 더 즐거워지죠.

유연한 몸만들기
여름과 달리 가을은 몸이 경직되기 쉽습니다. 여름은 덥기 때문에 우리 몸이 쉽게 풀리지만 가을은 좀 다르죠. 그러므로 지금부터 경직된 몸을 좀 풀어야 합니다. 집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해보세요. 무료로 쓸 수 있는 좋은 스트레칭, 요가 앱이 많습니다. 유튜브에서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좋은 영상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바셀린 구매하기
언젠가 따로 글을 쓰게 될 바셀린입니다. 사세요. 그냥 사세요. 저를 믿고 사면 됩니다. 최근 유해성 논란이 좀 있기는 했지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바셀린을 대체할 것은 없습니다. 바셀린에 대한 글은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구매해두세요. 저는 매년 환절기가 오면 바셀린 저용량을 여러 개 구매하고 주변의 달리기하는 지인들에게 나눠줍니다.

여러 개 사서 주변 분들에게 나눠주면 좋아합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대용량을 구매하는 것보다 약간 가성비는 떨어지더라도 작은 용량의 제품을 사는 게 좋습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가을은 달리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러닝 라이프가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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